스스로도 이 마음 잊지 않게 남기는 글.

어느덧 개발자 4년차다. 처음 개발자로 취업하기 위해서 노력했던 순간들이 얼마전인 것 같은데.. 감사하게도 이제는 회사에서 인정을 받아 면접 담당자로도 참여하게 되었다. 항상 면접을 당하는(?) 입장이었다가, 면접 담당자로서 질문하고 답을 받는 자리에 서니 다른 시각이 생긴다.
항상 강조하는 부분. 어떤 문제를 해결했는가. 이게 정말 중요하다는 걸 느낀다. 내가 능동적으로 어떤 문제를 찾아 해결하는 경험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 설명하기에 정말 좋은 에피소드가 된다. 이걸 안한 사람은 면접와서 별 할 말이 없다. 이러이런 걸 했고 이런 걸 했습니다. 이런 식의 결과 나열은 면접 담당자의 기억에 남지도 않고 귀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이미 이력서에서 본 내용을 다시 듣는건 흥미가 없다.
하루에 몇 시간씩 개발 공부한다고는 하는데 아무 증명할 결과가 없거나, 디자인 관련 이력을 마구 써놓고는 개발자로서 일을 하고 싶다하고 막상 질문하면 아는 개발 지식이 없다거나.. 본인이 했던 일을 뻥튀기해서 글을 잘 적어놓은 뒤에 막상 질문하면 기능을 구현한 것이 아니라 UI 구현을 했다거나.. 아쉬운 순간들이 많았다.
스스로 문제 정의를 할 수 있는 사람, 그리고 그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든다. 내가 지금 왜 이걸 해야하는지 알고 능동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사람. 그리고 어떤 일이든 핵심을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옛날에 교수님이 해주신 말씀 중에 기억 남는 게, 과녁을 잘 맞춰야 한다고 했던 말. 그 이야기를 들은 뒤로는 10점, 50점, 100점 과녁을 두고 내가 지금 몇 점 짜리 과녁을 맞추고 있는지 되돌아 고민한다.
최근 내 경험을 예로 들면, 한 제조 회사의 불량률을 줄이기 위한 생산 레시피 추천 프로젝트가 있었다. 불량률이 적은 레시피 이미지를 뽑아 보여주는 기능을 만들어 보였더니, 추가로 불량 이미지를 같이 보고싶다는 요청이 있었다. 막상 개발을 시작하니 불량률 0프로인 레시피를 가져오고 있는데 불량 이미지 데이터가 있을리가 없었다. 매칭되는 불량 이미지가 없는 상태였다. 그럼 내가 '그 기능은 못만듭니다.'라고 했을까? 아니다. 최근 불량건들을 불러와서 불량 이미지와 함께 그때의 생산 레시피를 같이 불러왔다. 그럼 어떤 불량이 나왔고 그날 레시피는 이랬구나를 한 번에 알 수 있을 것이다. 누가 시킨 것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했다. 왜 이걸 해야하는지를 고민하기 때문에 이런 결과를 만든다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들이 든 와중에, 책을 읽는데 정말 다 맞는 말이고 마음에 와닿아서 아래에 일부 남겨본다.
시선을 발밑에 둘 것이 아니라 좀 멀리 둘 필요가 있다. 내 경쟁력을 단순히 스펙에 두면 나보다 좋은 스펙을 가진 사람들은 언제나 넘치기 마련이다. 또 내 장점을 기술이나 도구 활용 능력에 맞추면 내가 얼마나 뛰어나든 나보다 잘하는 누군가가 곧 나타난다. 그렇게 되면 나는 늘 기술을 따라가는 데 급급한 추격자가 될 수 밖에 없다.
기업은 문제 해결자를 찾는다. 그리고 문제 해결을 위해 생각할 수 있는 인재를 원한다. '당신은 창의적인 해결사입니까?'에 대한 답을 듣고 싶어 한다. 이력서에 자신이 참여한 프로젝트를 연대기 적듯 나열하는 경우를 보는데, 그런 경우 이력서 단계에서 떨어지거나 인터뷰에서도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본인이 무슨 문제를 발견했고, 그 문제의 원인은 무엇이었고, 어떻게 해결을 했는지 '문제 발견'과 '문제 정의'에는 거의 힘을 쓰지 않고 결과에만 초점을 맞추면, 기업에서는 굳이 이 사람이 필요한가 고민하게 되는 것이다. 일을 능숙하게 하는 사람들은 이미 회사에 있기도 하고, 단기 계약직이나 에이전시를 고용하는 것으로도 필요를 채울 수 있기 때문이다. 풀타임 인력을 뽑는 일은 기업 입장에서는 매우 큰 투자이고 위험 부담이 있는 베팅이다. 그러니 신중하게 장기적인 가치를 실현하고 성공을 끌고 갈 두뇌를 뽑고자 하는 것이다. 경제 불황 속에서도 포기할 수 없는 단 하나의 투자는 문제 해결자를 찾는 것이다. 기술자가 아닌 해결사가 되어야 하는 이유다.
- '생각이 너무 많은 서른 살에게' 책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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